16대 대선에서의 무당파층 특성 및 행태연구

16대 대선에서의 무당파층 특성 및 행태연구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선거에서 지지정당이 없는 이른바 무당파층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14대 대선에서 22.7%, 15대 대선에서는 36.9%, 16대 대선에서는 40%를 넘었다.

 

서구의 경우 60년대 중반까지 동결되어있던 계급과 종교 등의 사회적 균열에 기반을 둔 정당체제가 사회문화적, 정치경제적 변화와 함께 약화되고 전통적 정당지지로부터의 유권자 이탈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 사회적 균열이 은폐, 축소된 상태로 지역주의적 동원에 의해 이루어지던 정당지지와 투표행태가 현재 지역주의가 약회되기 시작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하였고 이와 함께 무당파층의 증가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달튼(Dalton)은 증가하고 있는 서구의 무당파층의 많은 수는 정치무관심층이 아닌 인지적 무당파’, 즉 정치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충분히 높으면서도 기존정당에 대한 불만족으로 형성된 무당파임을 설명했다.

 

무당파층에 대한 개념을 미시간 학파는 전통적으로 중도적 지지자를 가운데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을 양쪽 끝에 두는 일차원적인 양극척도가 이용되었다.

 

와이즈버그(Weisberg)3차원 모델을 제시했다. 무당파의 증가가 양쪽 정당의 어느 중간쯤에 유권자들이 위치하면서 나타난 현상만이 아니라 무당파라는 하나의 성향에 대한 자기인식과 위치확립을 통해서 나타났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무당파층의 대다수는 정치적 관심도와 지식수준이 높은 적극적인 무당파라는 분석이다.

 


-정치적 무관심층은 정당을 지지하지도, 인지적으로 동원되지도 않는 유형.

-관습적 정당지지층은 강한 당파성을 지니고 있어 정당에 의해 동원되나, 인지적 동원수준은 낮은 유형

-인지적 정당지지층은 강한 당파성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심리적으로 정치에 연관되어 있어서 정당으로부터 신호가 없더라도 스스로 정치에 관여시키는 유형

-인지적 무당파는 어떠한 정당에도 심리적인 연관이 없는 동시에 높은 수준의 정치적 세련도 및 참여도를 지니고 있다.

 

달튼에 의하면 인지적 무당파는 주로 젊은 세대의 신중간계급에 속하며 탈물질적이다. 이들은 정치적 자원을 소유하고 정당과의 정서적 연관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투표패턴에서는 유동성이 심하다.

 

이 논문에서 ‘16대 대통령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문항’, ‘정치/선거 전반에 대한 관심도’, ‘정치/선거 전반에 고나한 지식의 정도를 묻는 문항으로 조사를 했다.


 

-누가 무당파가 되는가? : 정치무관심층과 인지적 무당파층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민주적 정향이 강하고, 진보적이며, 현실정치에 대해 부정적/비판적 태도를 지니고 있다.(이갑윤) 이는 높은 교육수준 유권자 층에서 무당파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서구유럽과 비교하여 계급균열이 약하고, 노동계급을 대변하는 의미 있는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 하에서 저소득층이 정당일체감을 형성할 대상정당을 발굴하지 못해 무당파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이현출)

 

흥미로운 것은 충청지역 출신의 유권자들이 30%가 인지적 무당파에 속하며, 다른 지역 출신 유권자들에 비해 많은 경우다.

 

누가 무당파가 되는가? ?

 

-정당지지유형의 결정요인

 

인지적 무당파/정치무관심층, 인지적 정당지지층/관습적 정당지지층은 그 사회경제적 배경변수의 특성이나 이념과 회고적 평가의 측면에서 일정정도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첫째, ‘정치무관심층에 대한 회귀분석 모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수는 연력과 학력이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학력이 높아질수록 정치무관심층이 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지수에서는 보수적일 경우 정치적 무관심층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인지적 무당파에 대한 분석에서는 연령과 학력, 김대중 정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의 여부 그리고 이념성향이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경우 정치무관심층의 비율이 인지적 무당파의 비율보다 높았고 3-40대에서 인지적 무당파의 비율이 높다. 학력변수를 보면 학력이 높아질수록 인지적 무당파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하는 경우 인지적 무당파가 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도한 이념성향이 진보적일수록 인지적 무당파가 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셋째, 관습적 정당지지층에 대한 분석을 보면 연령과 이념이 유의미한 변수였다. 젊을수록, 가장 중요하게는 이념성향이 보수적일수록 관습적 정당지지층이 되는 확률이 높았다


넷째, 인지적 정당지지층의 분석을 보면 연령과 김대중 정부 평가 항목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인지적 정당지지층이 될 가능성이 크고, 김대중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인지적 정당지지층이 되는 것에 영향이 컷다.

 

-무당파층의 투표행태분석

 

인지적 무당파층은 보수독점의 정당체제 속에서 아직 대안정당을 찾지 못한 채 스스로 무당파로 규정하는 유권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논의를 보면 무당파일수록, 투표대상 결정시기가 늦고 지지후보 변경의 경험이 더 많아, 무당파의 상당수가 부동층임을 시사한다(황아란). 선거관심도를 놓고 보면, 보통 무당파의 선거관심도가 낮았고, 이 경우 투표참여 자체에 소극적이었다(소순창).

 

인지적 무당파는 선거과정에 정치무관심층보다 적극적인 투표행태의 패턴을 보이고, 관습적 정당지지층 보다도 적극적일 수 있다.

 

16대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놓고 분석해본 결과, 무당파는 82.9%만이 투표한 반면, 정당지지층의 경우 92.2%가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인지적 무당파의 경우 893%의 투표율을 보여 74.1%의 투표율을 보인 정치적 무관심층은 물론 85.9%의 투표율을 보인 관습적 정당지지층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선거과정에서의 유동성을 보면, 무당파층에서 지지후보를 바꾼 경험이 정당지지층보다 크게 나타났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무당파층에서는 22.2%가 후보변경 경험을 가지고 있고, 정당지지층에서는 15%가 나타났다. 특히 투표대상 결정 시기에서 무당파층이 투표당일과 가까운 시일 내에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증되었다(이현출).

 

또한 투표결정 행위에서 후보 요인이 중요한 변수로 작동한다. 인지적 무당파층이 15대 대선 김대중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고,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측면이 많았다는 결과를 보면 이들이 김대중 후보를 지지했었으나 실망감도 컸던 부류라는걸 알 수 있다.

 

-무당파 증가의 원인과 함의

 

첫째, 무당파층의 상당수가 인지적 무당파로 분류되고 정치 무관심층과 의미 있는 차이점을 보여준다.

 

둘째, ‘인지적 무당파층은 진보적 성향이 강하고 회고적 평가의 관점에서 볼 때, 김대중 정부의 국정운영에 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또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인지적 무당파가 될 가능성이 높았으며, ‘정치무관심층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은 비율을 형성하고 있다.

 

셋째, 인지적 무당파의 경우 정치무관심층은 물론 관습적 정당지지층보다 투표참여에 적극적이었고, 지지후보 변경의 경험이 가장 많았던 적극적이면서도 유동적인 유권자층이다.

 

넷째, 인지적 무당파층은 회고적 평가의 관점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주로 보이며 이념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띠는 특성으로 볼 때, 이들이 보수 독점의 협애한 이데올로기 지형 안에서 지역주의 균열에 의존하는 기존정당과 제도권 정치 전반에 관한 실망과 불신 속에서 지지할 수 있는 대안적 정당을 찾지 못한 채 스스로 무당파적 지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끝


* 이 글은 논문 [16대 대선에서의 무당파층 특성 및 행태연구_고승연] 요약 발제문임

TAG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