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전략가는 정말 이기게 하는 것만이 의무인가?

선거 전략가는 정말 이기게 하는 것만이 의무인가?


(2014.5.14 수업 과제로 제출했던 글)


(영화 '아워 브랜드 이즈 크라이시스'의 한 장면)


모리스는 스스로도 “나는 정치인이 이슈를 발전시키고, 유권자를 움직이며, 선거를 이기게 하는 데에는 최고의 전문가”라고 했다. 그렇다. 총선 대패이후 죽어가던 클린턴을 끌어올린 인물이 바로 모리스라는 선거, 캠페인 전략가이다. 모리스는 클린턴과 결별했다가 다시 만나서 캠페인을 지원하면서 자신의 모든 전략과 감각을 클린턴에게 쏟아 부었다. 클린턴의 숨은 찰리라고 알려지기 전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클린턴의 선거유세를 도왔던 모리스는 여론에 민감하고 핵심 아젠다를 예리하게 집어냈다. 정치 컨설턴트로서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해야 하는 지를 클린턴에게 알려주었다. 모리스는 인기상승 요인에 주목해서 그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모리스 전략의 핵심은 3각 통합주의, 즉 △에서 밑변 양쪽에 있는 꼭지점을 양 정당이라고 간주하면, 클린턴이 취해야 할 입장은 상단의 꼭지점 즉 중도노선이었다. 즉 양쪽의 정책을 조화롭게 섞어 ‘제3의 대안’을 형성하는 형식이었다. 


모리스는 논리 이전에 정서적 공감이 의견일치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 실천에 옮겨 클린턴 캠페인에 그대로 적용했다. 공화당이 네거티브 전략과 광고로 주를 이루었다면 모리스는 긍정적 캠페인으로 유권자들이 정서적으로 공감 갈 수 있는 부분들을 아젠다로서 광고를 했다. 이른바 이슈광고전략(issue-advocate ad strategy)이었다. 모리스는 TV광고의 힘을 잘 알고 있었으며 이 미디어를 통해 반박과 되받아치는 수단으로서 긍정캠페인을 유도하고 실제 네거티브한 공격은 다른 수단을 통해서 했다.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입장을 광고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즉 이슈를 캐치하는 것이다. 클린턴의 승리의 핵심은 바로 가치 아젠다였다. ‘생활 이슈’라고도 할 수 있는데, 바로 국민들이 동감할 수 있는 이슈로 공화당과는 반대로 ‘건설적인’ 이슈였다는 것이다. 


모리스는 또 자신의 전략적 원칙들을 메모로 작성해서 클린턴에게 수시로 읽어 주었다. 그 중에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확고함을 보여주기 위하여 외교를 활용하라. 의회의 통제에서 벗어나 대통령이 전권을 행사하는 외교에서 단호한 행동을 보여주라’ 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수월하게 유권자들에게 정치를 잘 한다고 평가 받을 수 있는 전략이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이 1년 평가 설문조사에서 외교를 제일 잘했다고 평가받는 부분도 이러한 맥락과 연결되지 않나 싶다. 


시인 프로스트는 ‘시는 슬픔에 관한 것이고, 정치는 불만에 관한 것이다’라고 했다. 96년 시정연설에서 클린턴은 슬픔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가 해결하고자 하는 불만의 아젠다를 제시했다. 여기서 잠깐, 세월호 참사와 그 후 나타난 현상들이 연결된다. 세월호로 슬픔이 고조 되고 정부의 무능과 부패에 따른 분노가 정치 아젠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예로 선거제도 개혁 서명운동 같은 것이나, 관료개혁과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도 나오는 것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을 불문하고 선거 전략을 도왔던 전략가, 정말 당파와 이념을 떠나 전략에만 몰두 하는 것이 전략가의 의무인가? 선거 전략가는 이념이나 당파를 떠나 중립적이어야만 하는가? 예로, 전략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이 다른데 전략가로서 이기는 정치에만 몰두 할 수 있는가? 가치의 충돌이 생기지는 않는가? 모리스의 정치적 이념과 경향은 어떠했을까?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를 왔다 갔다 하며 진영을 떠나 이기는 전략을 했을 텐데, 전략가는 정치적 중립이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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